§ 시선(視線)/희망에 낚인 이야기
테라코타
링크비
2010. 4. 2. 00:58
테라코타
흙으로 빚어 만든
테라코타.
숨죽이는 노을에
적 빛 가슴으로 태어나
사람의 소리에 숨죽이는
바람을 그리워하는
짙은 그리움이다.
자신의 그림자를 향해 걸어만 가고
야성의 아우성으로 돌아앉은
열두 마디 얼굴을 지닌
마디진 외로움이다.
세상 속 길을 따라
가지런히 살아가다
짙은 흙 내음에 취해
질퍽한 삶에 취해
짙은 골짜에 몸을 내 맡긴다.
흙으로 돌아간다.
메마른 그리움의 땅위에
마른 비 내려오면
적갈색 각질로
더덕더덕 뒹굴다.
그리움으로 흠뻑 젖은
얼굴하나 빚어간다.
언젠가 마른 비
또 다시 내려오면
뒤돌아 떠난 이 찾아
긴 여행 떠나야 한다.
간혹은 일상 속에서
나란 이의 이름을 찾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.
한없이 소용돌이치는 세상에
돌고 있는 세상에 잠시 기대였다가
눈을 뜨며 긴 어지러움에 다시 눈을 감는
그런 나의 얼굴을 바라볼 때가 있다.